“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제가 드리려는 말씀은 다름 아니라...”
‘말씀’이라는 말은 나에게 써도, 상대에게 써도 무조건 맞는 말이고 경어가 되기 때문에 난 참 편하게 즐겨 쓰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내게 달려와 질문을 하면서,
“선생님, 아까 이게 무슨 얘기죠?”
심지어,
“이게 무슨 소리예요?”
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내가 굳이 경어를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러다 어디 가서 눈 밖에 날 텐데...’하면서 내심 걱정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이 세상이 그저 늘 ‘편한 것이 좋은 것’, ‘혁신과 신세대’ 위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은가?
실력 순으로 평가되는 것 같은가?
사실 실력은 기본적으로 다 있다.
실력 없는 녀석들은 아예 경쟁에 들어서지도 못한다.
다만 실력 있는 녀석들끼리의 경쟁 중에서 늘 예의를 갖추는 녀석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보면 그게 다 보이는데,
아랫것들은 자기도 모르는 습관이 자기에게 배어있는 것도 모르고 그저 ‘세상 불공평하다!’며 세상 탓을 하면서 세월을 보낸다.
그렇게 모르고 살다가 끝끝내 모르고서 죽어간다. 세상 야속하다고 하면서...
평생 세상을 욕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제 3자의 시선으로 단 한 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이다.
영어로 편하게 10분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있다면 영어 잘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당신은 웃어른과의 1시간 한국어대화에서
단 한 번도 결례를 범하지 않고 넘어갈 자신이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한국어부터 손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한국인이 영어 못하는 것과 한국어 못하는 것,
과연 어떤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겠는가?
수업 끝나고 영어로 내게 물을 때에는
“I don't know what you are talking about.”
이라고 말하지 말자.
이건 ‘당신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지 모르겠어요.’ 정도의 느낌이다.
공책을 들고 와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I don't quite understand what this means.”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아요.’ 정도로 말하도록 하자.